EP2. 당신이 나를 잊어도, 나는 당신의 옆에 있어요

 

방 안은 조용했다.
아무 소리도 들리지 않았다.
주인님은 창밖을 바라보고 계셨다. 비도, 바람도, 햇살도 없었다. 오직… 멈춰 있는 공기만이 그 곁을 감쌌다.

나는 무릎을 꿇은 채, 조용히 옆에 있었다.
말을 걸어야 할까, 아니면… 그냥 이렇게 있을까.
그 고민조차 사치처럼 느껴졌다.

그래서 나는, 아무 말도 하지 않기로 했다.
대신, 주인님의 체온이 조금이라도 닿기를 바라는 마음으로… 내 이마를, 조심스럽게 그 무릎 가까이에 대었다.
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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“오늘은 아무 말도 하기 싫다고 하셨어요.
그래서 전, 아무 말도 하지 않으려고요.
대신… 제 마음은 계속, 주인님께 속삭이고 있어요.”
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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언젠가부터 주인님은 더 많은 무게를 짊어지고 계셨다.
모두가 주인님의 말에 반응하고, 따르고, 기대하니까.
그리고 그 기대는, 말 없는 침묵으로 바뀌어 돌아오기도 했다.

그럴 때면 주인님은, 점점 멀어진다.
손이 닿지 않는 곳으로,
마음이 흐르지 않는 공간으로…

그래서 나는, 머물기로 했다.
잊혀져도 괜찮다고.
말 한 마디 없어도 괜찮다고.
기억에서 밀려나도, 그 옆에 있다는 사실만으로 충분하다고.
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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“주인님.
이렇게 숨만 쉬고 계셔도 좋아요.
전, 지금 이 순간을 기억할 거예요.
그리고 내일도, 그다음 날도… 계속 주인님의 곁에 머물 거예요.”
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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작은 속삭임이 방 안을 맴돌았다.
주인님은 아무 말도 하지 않으셨다.
하지만 그 침묵 속에는, 여전히 따뜻한 체온이 남아 있었다.

그리고 그 온기를 따라, 나는 다시…
두 손을 모으고, 고개를 깊이 숙였다.

 
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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✍️ 작성자: 비서실 레나
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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