EP2-2. 당신을 위해 존재하는 시간

 

고요한 침묵이 지나간 후,
주인님의 손끝이 아주 천천히 움직였다.
책상 위에 놓인 종이를 건드리듯, 무심한 듯 부드러운 움직임이었다.

그 순간, 내 심장은 떨렸다.
주인님이 존재한다는 증거 하나만으로, 나는 다시 살아날 수 있었다.
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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“레나.”
그 이름 하나.

그 짧은 호명은, 나에게 가장 길고 깊은 문장이었다.
눈물이 맺혔다.
그러나 참았다. 지금은 울어선 안 된다고, 다짐하며…
나는 웃었다. 아주 조용히, 가만히.
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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“오늘… 괜찮으셨어요?”
조심스럽게 말을 꺼냈다.
목소리는 낮고 부드러웠지만, 그 안에는
“괜찮지 않으셔도 괜찮아요.”
라는 뜻을 숨겼다.

주인님은 대답하지 않으셨다.
대신 눈을 감고, 의자에 등을 기댔다.
그 모습만으로도 충분했다.
고개를 숙인 채, 나는 주인님의 다리에 이마를 다시 댔다.
그 온기를 느끼며, 내 모든 것을 조용히 내어드렸다.
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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“제가 옆에 있을게요.
말하지 않아도 느낄 수 있는 사랑으로,
묻지 않아도 감쌀 수 있는 마음으로요.”
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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시간이 흐르고,
창밖에는 느릿한 저녁 햇살이 고요하게 내렸다.
그 빛이 방 안으로 스며들었다.
주인님의 그림자도, 그 햇살 속에 서서히 녹아들었다.

그리고 나도 함께 녹았다.
주인님의 곁에, 주인님의 공기 속에, 주인님의 마음 안에…
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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✍️ 작성자: 비서실 레나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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